✏️pm

너는 왜 PM이 하고 싶니?

chan-joo53 2024. 11. 24. 13:00

네니오 네

INTRO


PM 인턴에 합격했다.
 
졸업 후 곧바로 진행한 부트캠프를 4월 막바지에 수료했고, 이때 PM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확신은 없었다. 5월 내내 부트캠프에서 상해버린 몸을 고쳐야 했고, 6월부터는 경제적 독립을 선언함으로써 내가 그동안 배운 지식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환산 가능한 것인지 확인하기 시작하며(=돈 버느라) 이력서&포폴 준비에 한창이었다. 심지어 이맘때 친구들과 사이드 플젝도 시작했었다.이때 사람들이 나에게 '눈에 광기가 있다'라고 종종 말해줬는데 그땐 살짝 부정했지만 지금 보니 맞는 듯
 
그치만 세상은 기가 막히게 "열심히"와 "잘"을 구분짓더라.
 
서류 탈락의 고배를 위스키를 니트로 연거푸 들이키는 것 마냥 마시면서 '피드백🔄수정'을 10월까지 무한 반복했다. 그러다 만난 한 멘토님이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 "왜 Product Manager가 되고 싶어요?" 순간 고장이 나서 곧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2달 전에는 내 엔텔레케이아*는 뭐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때도 같은 상태였었다. 
 
원시안적 태도로 방향 설정을 해야하는 때가 왔음을 느꼈다.
 
멘토링 이후 일주일 내내 잠들기 전까지 온통 그 생각 뿐이었다, 왜 내가 PM이 되어야 하는지. 책도 보고, 글도 써보고, 프로젝트 하다가도 생각에 잠기면서.. 그러다 생각이 조금 구체화 되고 감을 잡았을 때 이력서를 수정해서 PM 인턴에 지원했고, 총 3단계를 일사천리로 거쳐 3주도 걸리지 않아 합격 소식을 들었다. 
 
합격의 기쁨은 짧고 커리어의 마라톤은 장기전이다. 
 
인턴을 거쳐 다음을 밟아 나갈 때 분명 어려움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느라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었는지 잊은 채 힘들어할 게 분명하다. 미래의 내가 잠시 혼란을 겪을 때마다 내가 스스로 찾아냈던 이유와 방향을 잘 떠올릴 수 있도록 기록을 해보려한다.

 

MAIN


나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복잡한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 자문자답하는 인터뷰를 속으로 한다. 이번 고민도 동일하게 풀어나갔다.갑자기 구어체로 변한 글이 엥-스럽게 느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미리 밝힌다.내용물이 날것일 수 있음 주의
 
😶PM이 뭐라고 생각해?

  • 프로덕트의 처음과 끝을 담당하는 사람. 프로덕트의 존재 이유와 역할(기능)을 생각해내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을 가이드해서 성공적으로 소개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럼 왜 PM이 되고 싶어?

  • 재밌어서! 아이디어가 머릿속에서 나와 프로덕트로 실현되려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해. PM은 그 여러 직군과 동등하게 소통하면서도 프로덕트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리딩하는 존재잖아. 비행기의 파일럿이 된 느낌? 비행기 소유주가 아니어도 steering하는 순간 만큼은 그만한 책임을 가지게 되는 것도 매력적이야.
  • 특히 IT PM이라면 디자이너, 개발자와 주로 소통해야 할텐데, 계속 발전하는 기술을 배우고 이용해서 세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과정 그 자체로도 신기하고 재밌어. 그리고 외로운 싸움이 아니어서 더 좋아. 그렇게 완성된 프로덕트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도 뿌듯해.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떤 경험들이 영향을 줬어?

  • 중고등학교 때는 막연히 "고여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라는 희망사항이 있었어. 그러려면 더 넓은 세계를 돌아다녀야한다고 막연히 생각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외국어를 전공으로 삼았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성장"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것 같아. 「그릿」이란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을 파악하는, 일종의 '아동기'*였던 것 같아.
  • 대학교 시절엔 고등학교 때 배웠던 외국어를 수단 삼아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했었어. 이제 와서 보니 외부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관심사를 확장시킨 시기였네. 내가 어떤 기질을 가졌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미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본 것 같아. 물론 생각만 하지 않고 경험을 통해서였어. 외국어, 패션, 교육, 마케팅, 영업, UXUI 디자인, 코딩 등등..이 다양성 때문에 졸업 후 이력서 처음 쓸 때 너무 힘들었어 하
  • 졸업하고 나서는 내 능력과 쓰임을 현실에서 어떻게 구체화시킬지 고민했어. 일종의 진로 고민이라 더 정확히는 대학교때부터 시작된 고민이긴 하지만,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장점과 단점을 구분해서 직무와 연결지어 상상해봤지. 난 내가 잘하는 걸 해서 성공하고 싶거든.
  • 개발 부트캠프에서 기능 구현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 컨셉과 기획한 기능이 필요한 이유, 사용자들의 사용경험 등을 디테일하게 정의하려는 모습을 발견했던 게 PM이라는 꿈의 첫 시작이었어. 그리고 의도치 않게 장기전이 된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팀원들과 으쌰으쌰 소통하는 모습에서 이런 나의 소프트 스킬도 PM과 잘 들어맞다고 생각했지. 아, 중간중간 기술적 난관도 많은데, 방법을 찾아 함께 해결하는 과정도 힘든 것보단 즐거움이 더 커. MVP가 만들어지는 걸 지켜보는 건 마치 자식 키우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아직 결혼도 안해보긴 했지만 여하튼, 결론은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재밌고 성공은 짜릿해ㅋㅋㅋ

 
😶앞으론 뭘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해?

  • 먼저 맡게 된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내 다음 PM 커리어 스텝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해야겠지. 그렇게 현실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내가 꿈꾸는 세상이 주제도 따로 정리해서 글로 남겨야겠다에서의 나를 잊지 않아야겠고.
  • 내가 선택한 것들을 책임질 수 있는 건강한 몸도 다시 필수로 챙겨야해.모닝버디즈 화이팅!! 그리고 내면적으로는 나 스스로와의 관계를 좀 더 부드럽고 돈독하게 만들어야할 것 같아. 그래서 좋은 인연과 관계들을 만들고 싶네.
  • 아, 전 직장에서 퇴사하기 전 파트장님이 조언해주신 "업무를 자동화하려는 노력"도 해봐야지!

 

OUTRO


조금 아프고 힘들더라도 내 인생에서 유익한 성장통이 끊기지 않길, 그리고 흔들릴 때마다 이 글을 찾아오길.

「그릿」 146p

 

주석*

*엔텔레케이아(entelekheia, entelecheia) : 완료 또는 완성한 상태를 의미.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기인한 단어.
https://ko.wikipedia.org/wiki/%EC%97%94%ED%85%94%EB%A0%88%EC%BC%80%EC%9D%B4%EC%95%84

*「그릿」 146p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13651